[요가]내 안의 전사와 마주하다 – 전사 자세 시리즈 I, II, III
안녕하세요, lifeonmat입니다!
오늘은 요가 동작 중에서도 힘과 집중, 의지를 상징하는 전사 자세 시리즈(Virabhadrasana I, II, III)를 소개해보려 해요. 이 동작들은 단순히 운동 효과가 좋은 자세가 아니라, 깊은 의미와 감정이 담긴 전사의 이야기에서 유래된 동작이랍니다.
1. 분노 속에서 탄생한 신의 전사 '비라바드라'
이야기는 힌두교의 3대 신 중 하나인 파괴와 재생의 신 ‘시바(Shiva)’에서 시작돼요. 사티(Sati)는 다크샤(Daksha)라는 강력한 브라만 왕의 딸이었고 시바는 그녀의 사랑을 받아 결혼을 했습니다. 하지만 다크샤는 시바를 야만스럽고 무례한 신이라며 사위로 인정하지 않았어요. 그는 시바가 산속에서 명상만 하고, 세속의 예절이나 권위를 무시하는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았던 거죠.
어느 날, 다크샤는 거대한 제사(Yajna)를 열고 모든 신들과 현자들을 초대하지만 사위인 시바와 사티만은 초대하지 않았어요. 사티는 이 사실에 분노하고 슬퍼했지만 스스로의 권리를 주장하기 위해 아버지의 제사에 참석했어요. 하지만 그 자리에서 다크샤는 시바를 공개적으로 모욕하고 조롱했어요. 사티는 더 이상 참을 수 없었고, 제단의 불 속으로 스스로를 던져 목숨을 끊고 말았어요. 그녀의 죽음은 신들에게는 큰 충격이었고 시바에게는 세상을 무너뜨릴 만큼 깊은 상실과 분노로 다가왔었죠. 슬픔에 휩싸인 시바는 광란 상태에 빠져 자신의 머리카락 한 가닥을 뽑아 땅에 내던졌어요. 그 순간, 검은 불꽃 속에서 거대한 전사 비라바드라(Virabhadra)가 탄생했어요.
- Vira = 전사, 영웅
- Bhadra = 축복받은, 복된
그는 시바의 복수심과 분노가 형체를 갖춘 존재로, 신화 속에서조차 압도적인 힘과 파괴력을 가진 전사예요. 비라바드라는 시바의 명령을 받아 다크샤의 제사 현장으로 돌진했어요. 그의 분노는 멈출 줄 몰랐고, 모든 신들이 무릎 꿇을 정도로 강력했어요. 결국 비라바드라는 다크샤의 머리를 베어버렸어요. 제사장은 파괴됐고 신들의 세계는 충격에 빠졌어요.
그 후, 시바는 서서히 분노를 거두고 비라바드라를 진정시킨 뒤 그를 흡수했어요. 사랑하는 아내의 죽음을 받아들이고, 다크샤를 용서하며 그의 머리를 염소 머리로 바꿔 다시 살려주었습니다. 그리고 사티는 훗날 여신 파르바티(Parvati)로 환생해 시바와 다시 맺어졌어요.
2. Virabhadrasana I – 검을 하늘로 들어올린 순간
이 자세는 비라바드라가 지하에서 솟구쳐 올라 검을 하늘로 들어올린 순간을 상징해요. 결심, 단호함, 시작의 에너지가 담긴 자세예요.
동작 설명:
- 앞 무릎을 굽히고 뒷다리는 곧게 펴며, 두 팔을 머리 위로 올려 합장하거나 어깨너비로 벌립니다.
- 시선은 손끝을 바라보며, 가슴을 활짝 엽니다.
💡 팁: 골반은 정면을 향하게 정렬하고, 뒷발 뒤꿈치는 바닥에 안정적으로 붙여주세요.
3. Virabhadrasana II – 적을 응시하는 전사의 집중
이 자세는 비라바드라가 적 앞에 선 순간, 모든 감각을 모아 목표를 향해 집중하는 모습을 표현해요.
동작 설명:
- 다리를 넓게 벌리고,
- 앞다리를 굽힌 채 두 팔을 양옆으로 길게 뻗어요.
- 시선은 앞손끝을 향해 집중합니다.
💡 팁: 두 어깨는 긴장을 풀고, 엉덩이와 가슴은 정면을 향하게 정렬해 주세요. 양 다리의 무게 균형을 맞추면서 중심을 잡는 것이 포인트예요.
4. Virabhadrasana III – 검을 들고 돌진하는 찰나
이 자세는 전사 비라바드라가 검을 들고 하늘을 가르며 적에게 돌진하는 순간을 상징해요. 행동력, 추진력, 집중력이 절정에 달한 상태를 표현합니다.
동작 설명:
- 한 다리로 균형을 잡고, 상체와 다른 다리를 수평이 되게 앞으로 뻗어요.
- 두 팔은 앞으로 길게 내밀거나, 합장해도 좋습니다.
💡 팁: 코어를 단단히 조이고, 시선은 자연스럽게 바닥 또는 손 끝 방향으로. 균형보다 에너지의 방향에 집중하면 훨씬 더 안정적으로 느껴져요.
5. 이 전설이 요가 자세에 담긴 이유
비라바드라의 이야기는 요가 수련자가 내면의 감정과 마주하는 방식을 상징해요.
슬픔 → 분노 → 파괴 → 정화 → 수용
이 일련의 흐름은, 우리가 요가 매트 위에서 겪는 내면의 여정과도 닮아 있어요. 그래서 요가에서 전사 자세는 단지 힘을 쓰는 자세가 아니라, 자신의 감정을 느끼고, 다스리며, 의식의 힘으로 전환하는 상징적인 연습이 되는 거예요.
6. 마무리하며
비라바드라 전설은 요가 수련이 단순한 스트레칭이나 운동이 아니라, 삶의 고통, 감정, 상실을 껴안고 나아가는 연습임을 보여줘요. 전사 자세를 수련할 때마다 내 안의 분노를 마주할 용기, 집중력을 잃지 않는 시선, 결단력 있게 한 걸음 내딛는 힘을 함께 키워보세요.
그게 바로 진짜 전사 요기(요가를 하는 사람)의 길이 아닐까요?
Namaste 🙏
📚 참고 자료
- Shiva Purana 신화 정리
- Kino MacGregor, The Power of Ashtanga Yoga
- 개인 요가 수련 경험 및 수업 참고